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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 동아리에서 썼던 글 백업 꿈 오랜만에 꿈을 꿨다. 평소에 꿀 생각도 없던 자각몽이었다. 나는 숨을 한번에 내쉬며 한숨을 쉬듯이 피식 웃었다. 자각몽을 꿔봤자 애초부터 하고 싶은 것도 없을뿐더러 꿈 속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현실에서 못하는 만큼 자고 일어난 후의 허무함이 크다. 나는 그 허무함을 느끼기 싫어서 시도하기조차 꺼려하는 겁많은 사람으로 남길 택했다. 그러면 현실에서 가능한 것만 해볼까, 하고 생각했을 때, 곧바로 눈앞에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존재할 리 없는 그립고 정겨운 장소였다. 낯설지 않은 골목길, 눈에 익은 건물, 십 년 하고도 수 년이라는 현재까지 내가 살아온 시간의 반 이상 몇 번이고 걸어 다닌 길. 분명 현실에서만 가능한 것만 하자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 본심은 다른 곳에 있었나 .. 2020. 6. 27.
[마치] 얼굴을 드러내는 건 마치의 허구한 날 중얼거리는 독백 모두가 나에게 얼굴을 가린 종이를 들춰달라 부탁해요. 아니, 그야, 나도 앞이 가려진 상태보다 종이를 걷어내고 다니고 싶어요. 종이로 인해 가려진 시야의 바깥 부분만 봐온지 어느덧 십하고도 수 년인데, 이제는 바깥 부분으로만 너무 많이 봐와서 그런 탓인지 모르는 장소에 가도 눈 앞이 선하게 보여요. “이게 천리안이려나? 아니면 투시능력? 하여튼, 어렴풋하면서도 선명해요. 그래도 이제는 익숙하니까 괜찮아.” 뭐? 여전히 보고싶어요? 이것 참.. 곤란한데.. 후회 안할거에요? 정말로? 내 얼굴을 보면 모두가 기절하는게 일상다반사인데? “내가 종이를 걷으면 그나마 종이 한 장의 두께로 마주할 수 있던 모두와 함께 마주볼 수 없는 걸 어떡하겠어.” 언제부터인가 모두 내 얼굴을 .. 2020. 6. 27.
누구에게나 잠이 오지 않는 밤은 있다. 잠이 오지 않던 밤은 곧 새벽이 되어 가로등의 불빛만이 보이는 새카만, 어쩌면 가로등의 불빛이 옅게 비춰지는 밤을 보게 된다. 그들에게 그런 밤은 지금이었고, 아무리 눈을 감아도 도저히 잠에 들지 못하는 밤이었다. 똑똑, 그와 같이 잠에 못드는 사람이 있던 듯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 들어오세요-. 그가 말했다. 그럼 실례할게, 라는 말과 함께 누군가 들어온다. “아, 너였구나…” “웬일로 이 시간까지 안자고 있는거야? 잠이 그리도 오지 않았냐.” 그에 비해 덩치가 큰 아이는 걱정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동시에 그의 등을 토닥여줬다. “음-, 오늘따라 생각이 많이 드는 밤이라서 그러려나?” 그는 하하-웃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지금은 늦은 시각, 지금이라.. 2020.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