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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리 맞리퀘 ~일상~

by 백표백제 2020. 11. 14.

백리 맞리퀘 (2020.0528)

글을 너무 오랜만에 써서 무언가 잃어버렸다 _부제_ 늦어서 미안하다





“딱지치기!”

“… 딱지치기?”


 뭐하며 놀까-라는 대화 속에서 나온 ‘딱지치기’

 잘 생각해봐. 우리 나이가 이제 몇이라고 생각해? 이제 몇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고등학생 아니야? 쉿, 해봐 쉿.


 우리가 이렇게나 클 동안 예전에 접했던게 분명함에 불구하고 이제는 안하는 게임에는 뭐가 있다고 생각하나. 

 널뛰기.. 자치기.. 화투.. 말뚝놀이.. 투호놀이. 

 아냐, 그게 아니지, 그것들은 너무 예전으로 간 전통 놀이이지 않나!

 그러면?


“딱지치기! 검놀이! 전쟁놀이! 공기놀이!”


 그것도 지금으로 치면 꽤나 예전의,

 쉿, 쉿. 조용히 하거라.


“그중에서도 딱지치기는 단연코 몸도 정신도 건강해지는 놀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이유란? 상대의 딱지를 자신의 것으로 얻어내기 위해서 한 곳에 집중할 정신력, 그리고 그 집중시킨 곳으로 정확하게 적당한 힘으로 내리침으로 정확히 반 바퀴 혹은 한 바퀴 반을 돌게 만들어야 하는 점. 그것이야말로 딱지치기가 정신도 몸도 함께 건강하게 만드는 놀이가 되는 이유가 아닐까, 라고 나는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런 정신력과 체력을 단단히 유지를 해야만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러니 너는 네놈은 나와 딱지치기를 해줘야겠다, 현!


 눈동자를 데구르륵 굴리는 현의 모습은 하기 싫다는 의미일지, 긍정의 의미일지, 아니면 일방적으로 하자는 명령(?)에 잠시나마 시간을 끌기 위한 행동일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은 어차피 한 가지다. 현은 미나와 함께 딱지치기를 할테고, 결과가 어떻든간에 누군가가 만족하거나 더 이상 진행하지 못 할 정도로 지쳤을 때 끝날것이다. 아니면 질리거나?

 뭐, 뻔할 뻔 자다. 오늘도 서로의 장단에 맞추는 둘일테니까.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이 둘에게는 서로밖에 없다는 것 즈음이야 빠르게 눈치챌 수 있는 일이니. 그런 점에서, 오늘의 놀이는~이라는 주제에서 뭘 할지는 어차피 정해져 있는 질문이고 의문일 수도 있겠다.


 왜인지 알 수 없는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다. 이건.. 무슨 공기가 흐르는 거지? 현이 미나를 바라보고, 미나도 현을 바라본다. 정말로 알 수 없는 공기의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 저 시선들은 무엇인가.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고 어떤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인가.


 그러고보니 우리 딱지치기할 딱지도 없는거 알고 있지? … 미나?

 … 큭큭, 당연한 것을.. 그래서 내가 이렇게 딱지도 가져오지 않았나.


 자연스럽게 미나는 딱지를 꺼내든다. 그건 어떤 딱지야? 이것은 말이다. 요즘에도 팔고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중의 일반적인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접하기 힘든… M이플S토리 시리즈의 딱지다! 예전에 많이 사두길 잘했지. … 하지만 너무 작지 않아? .. 그렇다고 생각하나? 사실 나도 그래.



 무산되었다.


 하긴 예전이라면 우리들의 손바닥에 어느정도 들어맞는 크기였고, 지금 보기에는 너무 작으니까. 그러면 남은 해결책은 뭐다? 직접 접는 것이다. 잘 넘어가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충 접는 편이 좋지. 그렇지만 딱지치기의 승부란 그렇게 간단하게 끝나게 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이유로-


“그 무엇보다도 반듯하게 접는다!”


 맞다, 이게 결론이다. 그러면 이제 종이접기 시간인가? 쯧쯔-, 그게 아니라 딱지치기를 위한 과정의 노동 시간이라고 정정하자. 그러면 어쩔 수 없네. 우리 함께 딱지 제조 과정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직접 경험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딱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종이가 필요하다.

 아, 그건 여기 있어.

 종이가 갖춰져 있으면, 이제부턴 정사각형으로 잘라야 하지.

 딱 잘라져 있는 색종이.

 .. 그럼 이제 접으면 되는 것이다!


 차곡차곡 접는다. 여기에서는 대각선으로. 여기에서는 색종이의 중심을 기준으로 평행으로. 아, 여기에서는 수직으로. 마지막으로 이 끝부분을 여기있는 부분에 맞닿게 접었다가 다시 펴서 선자국이 남게 만들면 돼.

 그러면 만들었던거 두 개를 겹치고, 여기있는 구멍으로 끝부분을 넣으면 되는거야. 맞아, 그렇게 하면 딱지가 완성되는 것이지. 이걸 몇번이고 반복하다보면 딱지는 쌓일테고 우리는 재미있는 딱지치기를 즐기면 되는거지!


하나, 둘, 셋, … … 열, 열 하나, …


 저기, 우리 얼마나 만들어?

 .. 크흠. 별달리 불만을 표하지 말아라. 단순하게 만드는 것에 심각하게 집중했던 것은 아니니!

 집중 했던거구나.


 그건 그렇고 우리가 이렇게나 떠드는 사이 저녁을 먹을 시간이 왔는데 어떻게 생각해?

 … 그러면 어쩔 수 없지. 밥 먹으러 갈까. 내 친히 너와 함께 식사시간을 보내주마.


 딱지치기를 하자며 만들기부터 시작된 딱지는 결국 사용되지 못 했다. 하지만 그렇게 신경을 쓸 일은 아니니, 아무렴 뭐 어떤가. 저녁 식사를 한 뒤 재개할 수도 있는 일이고, 잊혀졌다가 다른 놀이로 옮겨갈 수도 있는 일이며, 잊혀진다 해도 나중에 다시 떠올려서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게, 오늘도 평범한 일상이다.